'난청연구재단` 만들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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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난청연구재단` 만들자

우리가 두 손바닥으로 귀를 막고 한참 있어 보면 듣지 못하는 사 람의 갑갑함을 체험할 수 있다. 난청을 호소하는 환자의 수는 생 각 밖으로 많아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인구의 5%는 여러 가지 형태로 청각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.
청각의 장애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. 우리의 삶에 서 가장 중요한 활동의 하나인 의사소통(Communication)에 지장 이 생길 때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가 불편해짐에 따라 고립되기 쉽고 걷잡을 수 없이 비참한 지경에 이른다.

난청의 원인을 알면 치료가 가능한 예가 많고 청력을 증강시키는 여러 방법들이 고안돼 적시에 잘 치료하면 정상에 가까운 청력 을 회복할 수 있다. 그러나 청각장애의 원인이 잘 규명되지 않은 난청은 원인 규명과 치료 방법의 개선에 관한 연구의 여지가 많 고 청각을 보조하는 장치도(보청기, 인공와우 이식 등) 더 정밀 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. 감음성 난청의 경우 항생제의 지나친 투여나 소음, 노화 등으로 인한 유모세포의 손상이 원인으로 알 려져 있으므로 이 세포의 재생을 위한 줄기세포 투여 연구가 최 근 미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,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연구 팀도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.

미국의 대표적인 난청 연구 재단은 워싱턴에 있는 DRF(Deafness Research Foundation)다. 1958년에 10만달러의 기금으로 발족한 이 재단은 그간 난청 연구에 관한 1700개의 과제를 지원하는 데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. 주로 실력 있고 활동적인 젊은 과학자들 의 창의적인 연구 과제를 지원하는데, 현재 미국에서 활약중인 유수한 청각 연구자로서 이 재단의 보조를 받지 않은 사람은 드 물다. 필자도 미국에서 연구 활동을 시작할 무렵 이 재단의 연구 지원을 받고 난청 연구의 기반을 다진 경험이 있다.

이 재단의 연구 지원금은 연간 1만5000달러에서 2만달러로서 그 리 크지는 않지만 이 자금으로 새로운 연구의 기초적인 실험을 시작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국립보건원(NIH·National In stitute of Health)의 연구 자금을 신청하는데 그 액수는 연간 2 5만달러에 이른다. 이러한 연구 자금의 지원은 젊은 과학자들에 게 장래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 주며, 더 큰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한다. 또한,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있는 스타키청각재단(Starkey Hearing Foundation)은 1978년 설 립된 이후 소외 계층의 청각 회복을 위해 보청기 무상 공급과 재 활 지원 서비스를 시행해 오고 있다.

한국에도 이러한 연구재단은 꼭 필요하다. 많은 난청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이 방면에 종사하는 젊은 의학자들에게 연구의 기틀 을 잡는 기회를 주는 것이 긴요하기 때문이다. 이 연구재단을 통 해서 보청기나 인공와우 이식 같은 청각 회복을 위한 시술을 받 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을 보조할 수 있는 기금도 마련될 수 있으면 좋겠다. 청각 장애는 시각 장애와 달리 눈에 띄지 않기 때 문에 많은 사람이 불편을 무릅쓰고 그냥 지내는 것을 본다. 우리 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현대 의학이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홍보 하여 그들이 당하는 고통이나 불편에서 헤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다.

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사회복지 시설이나 기금을 마련할 수 있 는 제도가 잘 돼 있어서 자원 봉사자가 많고, 기부금을 내면 그 만큼 세금 혜택도 받게 된다.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사회에 많 이 환원하여 함께 잘 살자는 풍토가 일반화해 있는 게 사실이다.

그러나 이러한 연구재단이나 기금은 반드시 경제적인 여유가 있 는 사람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.

예를 들면,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미네소타대학에서도 난청연구 기금이 라이온스클럽을 통해서 마련돼 있다. 그런데 모금된 기금 은 회원들의 땀과 수고가 얽힌 정성스러운 노력의 결과다. 미네 소타와 캐나다 남부에 250개 가량의 라이온스클럽이 있는데, 1년 에 한 클럽에서 1000달러(약 120만원) 정도를 모금한다. 그것도 회원들이 정성껏 만든 물건을 바자를 통해서 기금을 조성한다고 한다. 한 클럽이 1000달러씩만 모아도 250개가 모이면 25만달러 가 된다. 이 돈은 고스란히 난청 연구를 위한 기금으로 대학에 기부된다.

자기보다 덜 축복 받은 사람들을 위한 알뜰한 배려, 청각을 잃은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, 그리고 자원 봉사를 하는 데 삶의 보람을 느끼는 마음, 이러한 마음들을 합치는 운동이 우 리 주위에서도 활발히 일어나야 하겠다. 이런 운동이 사방에서 일어날 때 우리도 진정한 의미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 을 것이다.

우리나라에서도 난청 환자들을 돕고자 난청 연구를 진흥시키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큰 움직임이 하루 속히 활발하게 진행돼 명실 공히 단단한 기반을 가진 난청연구재단이 설립되기를 기대 해 본다.

[전성균 / 美 미네소타의대 교수·이비인후과]
[자료 : 문화일보]
2004-07-22 10:37:45



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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